어지러움 증상으로 진단할 수 있는 질병
어지러움(현기증)은 매우 흔한 증상이지만, 다양한 질병과 상태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의학적으로는 현훈(vertigo), 실신감(presyncope), 균형장애(disequilibrium), 그리고 비특이적 어지러움(nonspecific dizziness)으로 구분하여 접근합니다. 아래는 어지러움을 주요 증상으로 하는 주요 질병들입니다.
말초성 전정 질환
1. 양성 돌발성 체위성 현훈(BPPV)
가장 흔한 현훈의 원인으로, 내이의 이석이 반고리관으로 이동했을 때 발생합니다. 특정 머리 위치 변화에 따라 회전성 어지러움이 짧게(수초에서 1분 이내)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에플리(Epley) 수기나 세몬트(Semont) 수기 같은 재배치 운동으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2. 메니에르병
내이의 내림프액 증가로 인한 질환으로, 반복적인 현훈 발작과 함께 이명, 청력 저하, 귀 충만감이 동반됩니다. 발작은 보통 20분에서 24시간까지 지속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청력 손실이 영구적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3. 전정신경염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으로 추정되며, 갑작스러운 심한 현훈이 수일간 지속됩니다. 메스꺼움과 구토가 흔하게 동반되지만, 청력 손실은 없습니다. 증상은 점차 호전되나 완전한 회복까지는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수 있습니다.
4. 외림프 누공
내이의 막이 파열되어 외림프액이 중이로 유출되는 상태로, 갑작스러운 압력 변화(다이빙, 비행 등), 외상, 또는 심한 운동 후에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현훈과 함께 청력 손실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중추성 전정 질환
1. 뇌졸중
뇌간이나 소뇌 부위의 뇌졸중은 갑작스러운 현훈을 일으킬 수 있으며, 종종 다른 신경학적 증상(얼굴 마비, 말 어눌함, 팔다리 위약 등)이 동반됩니다. 응급 치료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2. 전정편두통
편두통과 관련된 어지러움으로, 수분에서 수일간 지속되는 현훈 발작이 특징입니다. 편두통 증상(두통, 빛 공포증, 소리 공포증)이 함께 나타날 수 있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닙니다.
3. 다발성 경화증
중추신경계의 탈수초성 질환으로, 현훈이 첫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른 신경학적 증상과 징후(시력 문제, 감각 이상, 근력 약화 등)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소뇌 종양
소뇌나 뇌간 부위의 종양은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균형 장애와 현훈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두통, 구토, 시력 변화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전신 질환과 관련된 어지러움
1. 기립성 저혈압
앉거나 누워있다가 갑자기 일어설 때 혈압이 급격히 떨어져 발생하는 어지러움입니다. 노인, 당뇨병 환자, 특정 약물 복용자에게 흔합니다.
2. 부정맥
불규칙한 심장 박동은 뇌로 가는 혈류를 감소시켜 어지러움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심방세동, 서맥, 빈맥 등 다양한 부정맥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3. 빈혈
적혈구나 헤모글로빈 부족으로 인한 산소 공급 감소는 어지러움, 피로, 창백함 등의 증상을 야기합니다.
4. 저혈당
특히 당뇨병 환자에서 인슐린 과다 투여나 식사 부족으로 인한 저혈당은 어지러움, 발한, 심계항진, 불안감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심리적 원인
1. 불안 장애
공황 장애, 범불안 장애, 강박 장애 등 다양한 불안 장애에서 어지러움은 흔한 신체적 증상입니다. 종종 과호흡과 함께 나타납니다.
2. 우울증
우울증 환자의 약 10-20%가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이는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과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약물 관련 어지러움
항고혈압제, 항우울제, 항경련제, 진정제, 특정 항생제 등 다양한 약물이 부작용으로 어지러움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노인에서 여러 약물을 함께 복용할 때 발생 위험이 증가합니다.
기타 원인
1. 전정 마비
양측 전정기관의 기능 손실로 인한 상태로, 걸을 때 심한 불안정감과 흐려 보이는 시야(진동시)가 특징입니다.
2. 지속적 체위-지각 어지러움(PPPD)
최소 3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 어지러움 상태로, 서 있거나 걸을 때, 또는 복잡한 시각적 환경(쇼핑몰, 슈퍼마켓 등)에서 악화됩니다.
어지러움 증상이 있을 때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의사의 진찰이 중요합니다. 진단 과정에서는 자세한 병력 청취, 신경학적 검사, 전정기능검사(caloric test, VEMP 등), 청력검사, 영상검사(MRI, CT) 등이 시행될 수 있습니다. 정확한 원인 진단에 따라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